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터넷과 수학 이야기

수학자 앨런 매시선 튜링은 현대 컴퓨터의 기초가 되는 ‘튜링머신’을 고안했다. 1930년대에 겨우 20대였던 튜링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수학적 모델을 발표했다. 영국 런던에서 출생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난공불락의 암호 ‘애니그마’를 해독,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인류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암호는 과거 어느 때보다 현대 정보화사회에서 더 큰 중요성을 갖게 됐다. 정보가 상품화되고 그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보호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온라인비즈니스는 기업과 고객의 거래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 없이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통신에 있어는 정보의 안전한 전송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 즉 정보의 암호화야말로 현대 정보사회를 지키는 열쇠가 되는 셈이다. “내가 암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평소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생각해보면 암호가 인터넷상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의 ‘열려라 참깨’와 같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는 사이버공간에서 원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마법의 열쇠이다. 정보보호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3차 세계대전은 인터넷 사이버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견되고 있다. 총과 대포가 사용되던 과거의 전쟁과는 달리 미래의 전쟁은 인터넷전쟁, 해커들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디지털혁명이 인류의 획기적인 성취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초대 받지 않은 손님’ 해커들의 등장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들로부터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를 만들고 이를 해독하는 체계는 모두 수학에 기초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전자상거래와 금융결제시스템의 핵심인 암호기술은 수학에 기초하고 있으며 인터넷 영화, 메신저, 온라인 게임의 경우도 수학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주에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었다. 시험을 끝낸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선 잠을 자고 인터넷을 실컷 하겠다는 작은 소망을 말했다고 한다. 일상에 지친 수험생들이 모처럼 자유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우리는 그 사이버공간에서의 여행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수학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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