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가 결국 일냈다 이랜드, 한국까르푸 인수…일관된 공격적 태도·컨소시엄방식등 주효할인점 '1강3중' 시대로 시장 판도변화 예고88개 전국망 갖춘 유통시장 신흥공룡 부상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관련기사 까르푸 과세는 어떻게? 오상흔 이랜드 대표 일문일답 까르푸 인수, 타업체와 접촉 27일 밤늦게 결정 이랜드, 까르푸 1조7,500억에 인수 '다크호스' 이랜드가 결국 '대어' 까르푸를 낚았다. 이랜드가 할인점업계 1ㆍ2ㆍ3위인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를 제치고 까르푸 인수자로 전격 결정된 것. 특히 주초까지만 해도 인수자로 확실시됐던 롯데마트를 따돌리고 '반전 드라마'를 연출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왜 이랜드인가=이랜드는 까르푸의 여러 조건을 적극 수용하기로 하는 등 초지일관 공격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이 같은 적극성이 인수전을 빨리 끝내기를 원한 까르푸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롯데가 극도로 꺼렸던 고용승계 조건을 100% 수용한 것이 결정적이라는 후문이다. 이랜드는 또 지난해 봄 까르푸와 매장 리모델링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각 매장에 대한 실사를 벌이는 등 일찌감치부터 물밑에서 까르푸와 사전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한 막대한 자금동원 능력도 까르푸의 신뢰를 샀다. 이랜드는 지분인수를 위해 자본금 5,500억원 규모의 SPC를 설립하면서 3,000억원은 자체 투자로, 2,500억원은 한국개발금융 등 2~3개 회사에서 유치했다. 나머지는 국민은행ㆍ우리은행으로부터 담보 혹은 무담보로 1조1,000억원가량을 빌리기로 했다. 한편 이 같은 자금마련 및 협상과정에서 이랜드의 M&A전문팀은 최고경영진과 핫라인을 개설해 급변하는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등'M&A 베테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할인점 '1강 3중'시대로=이랜드의 이번 인수로 할인점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랜드는 까르푸 점포를 뉴코아아울렛과 킴스클럽을 섞은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으로 특화할 것이며 뉴코아 야탑점과 비슷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매장 재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본격적으로 할인점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랜드는 까르푸 매장을 1,500억~2,000억원을 들여 재단장할 예정이며 비용마련 계획도 이미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03년 말 인수한 뉴코아의 경우 경영혁신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6%로 끌어올렸다며 까르푸의 영업이익률을 기존 1.5%에서 단기적으로 6.0%, 2~3년 내 1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랜드는 특히 오는 2008년까지 할인점을 50개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와의 경쟁체제로 갈 것임을 시사했다. 4월 말 현재 할인점 매장 수는 이마트 79개, 롯데마트 43개, 홈플러스 42개다. ◇유통업계 강자로 부상할 듯=이랜드는 이번 인수로 패션은 물론 유통가에서도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재계 37위인 이랜드는 성인캐주얼 부문의 이랜드, 2001아울렛 등의 이랜드월드, 부동산개발업체인 이랜드개발, 뉴코아 등 8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7조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이랜드가 보유한 유통망은 2001아울렛ㆍ뉴코아아울렛 22개를 비롯해 백화점 2개, 대형슈퍼마켓(SSM) 32개 등 56개. 32개의 까르푸 매장까지 더하면 88개의 전국망을 갖춘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패션 브랜드만 50여개에 달하는 등 의류쪽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단시간 내 할인점사업에 정착하고 기존 매장과의 협조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이랜드는 기대 이상의 '파워 기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입력시간 : 2006/04/28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