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각종 규제완화 생산업체엔 재정지원월드컵을 계기로 태극기가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태극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이는가 하면 태극기를 소재로 한 수영복ㆍ웨딩드레스 등의 패션쇼가 열리고 이에 따른 태극기 관련 업체의 매출도 급신장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정부도 태극문양 개발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과 함께 태극기사용 관련 규정도 크게 완화할 방침이어서 본격적인 '태극기 마케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태극문양업체 매출 수직상승
국내 유일의 태극디자인 전문 회사인 '제로포인트'의 우정미(42) 사장은 요즘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1억7,000만원에 그쳤던 매출이 월드컵 기간인 지난 한 달에만 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고 올해 말엔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이후 줄곧 태극문양 디자인 개발에만 매달려 온 것이 월드컵을 계기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제로포인트는 다음달 광복절에 맞춰 처음으로 서울 인사동과 대구, 부산에 직영점을 내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중이다.
우 사장은 "이달 들어 직영점 가입과 일반 제조업체들의 전략제휴 제안이 줄을 잇고 있다"며 "우리나라 전통 정신을 디자인에 결합시킨 태극문양이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패션쇼ㆍ태극기게양 운동 활발
이달 들어 수영복, 웨딩드레스, T셔츠 등에 태극문양을 넣은 패션쇼들도 잇따라 열려 '태극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은 18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월드컵성공 행사에서 태극기 패션쇼를 연다.
학생들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벌써 15차례나 태극기 패션쇼를 열었다. 또 이달 중순 63빌딩에서 열린 한 웨딩페스티벌에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태극문양을 수놓은 신부복이 선보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또 이달 초에는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수영복에 태극문양을 넣은 깜짝 태극수영복 패션쇼를 해 손님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강지혜(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 4년) 씨는 "평소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태극기가 생각을 바꾸니 새로운 디자인요소와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까지 갖고 있었다"며 "내년 교내 공모전에서도 '태극'이 주제로 거론될 만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극업체 재정지원ㆍ법규 개정도
태극기 브랜드화가 가시화되자 정부도 '존엄성'만 강조한 태극기법을 개정하고 관련 업체에는 재정지원까지 해 줄 방침이다.
행정자치부는 다음달중 법령을 고쳐 국기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태극기 디자인을 생활용품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청은 내년부터 태극문양의 디자인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는 1,000만원 한도내에서 최고 80%까지 지원할 계획이고 오는 10월 중국ㆍ동남아ㆍ유럽ㆍ중남미 등에서 태극기 상품을 비롯해 붉은 악마 T셔츠와 월드컵 응원도구 전시회까지 연다.
또 정부는 앞으로 '태극기디자인대회'와 태극문양이 찍힌 소비품을 전시하는 '태극기 페스티벌'도 선보일 계획으로 내부 기획에 들어갔다.
박명재 행자부 기획관리실장은 "월드컵을 계기로 국민들이 태극기를 친근한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발맞춰 각종 규제완화와 지원책을 마련하고 서울경제신문과 함께 펼치는 태극기 사랑 캠페인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