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내가 본 정세균 의원

"남 배려할 줄 알고 성실·겸손…협상력도 탁월"윤윤수(FILA코리아 대표) 정세균 의원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4년 미국 뉴욕에서였다. 당시 정 의원은 쌍용 뉴욕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필자는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겁없이 사업을 막 시작했던 때였다. 필자에게는 경제적으로 무척이나 힘이 들던 때이기도 했다. 쌍용 뉴욕지사와 FILA 미국 라이선스간의 자금지원에 관한 계약을 추진하던 때였다. 일을 마치고 나면 정 의원은 늘 뉴욕의 32번가에 있던 강서면옥에 가서 저녁과 소주를 사주며 필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곤 했다. 그때 필자에게 강하게 와 닿은 정 의원에 대한 인상은 젊은 친구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넓고 합리적이며 깨끗한 사고를 한다는 것이었다. 정 의원과의 교류는 이후 서로 다른 길로 잠시 끊어졌다. 어느날 제15대 국회의원으로 당당히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모습을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됐다. 이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정 의원은 진정 국민들로부터 정치인이 받고 있던 불신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일 거라는 것이다. 그후 정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봐왔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눈에 띄게 돋보이는 정 의원의 강점은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박한 경제전문가로서의 자질, 낮은 곳에서부터 임하는 겸손함,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정 의원이 가진 성실함이라 할 것이다. 내 기억으로 정 의원은 쌍용 뉴욕지사에 근무할 당시에도 페퍼다인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까지 마쳤다. 정 의원은 정치인에 대한 일반적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이미 정 의원은 고려대 재학 때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해 지도자로서 자질이 입증된 바 있었다. 특히 국민의 정부 출범 후 줄곧 노사정위원회 간사ㆍ상무위원장을 맡아 노동자와 경영자간의 합리적인 조정자 역할을 해 노사분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정치인의 첫번째 소양인 탁월한 협상력과 조정력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정 의원을 보면서 "한국의 모든 정치인이 정 의원만 같다면 현 정치에 대한 불신풍조는 없었을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정 의원을 보면서 우리나라 미래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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