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콜금리 연내 추가인상 힘들듯

한은, 유동성 과잉으로 인하 가능성도 적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정책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가 변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전세계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안으로 콜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중 과잉유동성에 대한 한은의 우려를 감안하면 일각에서 제기한 콜금리 인하 전망은 섣부르다는 게 한은 안팎의 분석이다. 8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인상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0일. 공교롭게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한은 관계자들도 “금통위 정례회의 이전에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쳤다면 콜금리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물가안정, 시중 유동성 증가세 둔화 등은 물론 금융시장 안정도 한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8월 콜금리 인상은 오판’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서브프라임의 파장은 이미 예상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실물경제는 물론 증시를 제외한 금융시장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1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서브프라임 영향이 현재까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 등에 국한되고 있다”며 “콜 시장, 회사채, 기업어음(CP)ㆍ대출 시장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은 특별한 이상조짐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했던 증시만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한은은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나 유럽중앙은행ㆍ일본의 금리 동결 전망으로 전세계적인 긴축 기조가 끝났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 주장은 고금리 시기에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입고 이를 중앙은행이 보전해주기를 기대하는 세력이 대부분”이라고 못박았다. 이 때문에 폭발적인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한은은 이미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각하는 한편 외환보유고 동원을 통한 긴급 유동성 공급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다만 이성태 한은 총재가 9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콜금리 인상에 대해 유보적인 자세를 보인 만큼 연내 인상 가능성은 더 줄었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한은은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ㆍ실물경제ㆍ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불안한 금융시장의 동향을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FRB가 굳이 재할인율 인하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은 가능한 금리인하 카드를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이 실물 부문으로 확산되면 금리인하를 끝까지 외면하기 어렵고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