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재로한 장편 「봉순이 언니」(푸른숲)를 냈다.이 소설은 작가의 고향인 서울 아현동의 한 언저리를 배경으로 다섯살짜리 「짱아」가 식모인 「봉순이 언니」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에 눈떠가는 과정을 복원해낸 것.
저자는 60년대와 70년대 고도성장기의 뒷골목에서 짓이겨지고 추락하면서도 세상에대한 낙관을 버리지 않는 봉순이 언니의 삶을 반성하는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공씨는 모두 72개의 일화를 바탕으로 당시의 서울표정과 시대상을 섬세하게 되살렸다. 오리가 있고 거머리가 많던 작은 개울은 물론 모래내 역앞을 덜렁거리며 지나가던 마차와 마부들, 서대문 근처를 쨍그랑쨍그랑 종을 울리며 지나가던 전차, 무꽃이 피어 나비가 날아다니던 개천둑 등이 선명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