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 이후 정부가 신용카드를 활성화 시킨 것은 소비진작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이 말은 필자가 며칠 전 인천에 있는 모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할 때 질문에 대한 어느 여학생의 대답인데, 최근 청소년들이 얼마나 경제에 대해 많은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답이라 생각한다.
당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것을 `6.25이후 최대의 환란`이라 표현하는 이도 있었으며, 이와 반대로 `IMF는 신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라며, 이 기회에 낡은 경제지배구조를 선진국 수준으로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싫든 좋든 IMF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은 성인들 대부분의 지갑 속에 2~3장의 카드를 소지하게 하였고 현금이 가지고 있지 않은 편리함 등으로 소비를 진작시켜 경기부양과 IMF 조기졸업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렇듯 경제회생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들어서는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 그로인한 유동성 위기, 구조조정, 매각설, 금융불안의 야기 등 사방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경제란 모름지기 생산과 분배, 그리고 소비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합리적으로 어우러져 활발히 순환되어야 비로써 그 빛을 발하게 되는데 지금의 경제상황은 분배욕구의 증가와 생산에 해당하는 투자 위축, 그리고 늘어만 가는 청장년 실업률의 증가로 인한 소비경제의 장기적인 침체가 카드사 회생의 발목을 잡고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겠지만 더욱이 금융은 모든 부문 상호간에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이다. 비단 카드사의 문제는 카드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금융권 및 가계신용분야로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파장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민관 경제연구소들의 발표는 카드사의 내년도 전망을 그나마 밝게 하고 있다. 지금은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하고 눈물을 머금고 있지만 머지않아 지금의 아픔을 딛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지금을 회상하며 미소 짓는 카드사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김인성 여신금융협회 홍보팀 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