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변화하는 사회공헌 활동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적 환경변화와 시민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 자원을 활용해서 사회문제를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공익적인 제반 활동으로서 사회복지사업을 포함해 문화ㆍ학술ㆍ체육 진흥ㆍ환경ㆍ해외 원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은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하나의 투자가 되고 있다.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수익의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로 기부하던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 새로운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최고경영자의 개인적 관심사나 인간적 관계에 따라 시혜적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제품판매에 공익을 연결한 공익연계마케팅, 직원 채용이나 직원 충성도 유지를 높이는 직원 자원봉사, 비영리에 벤처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액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96년 3,068억원 규모에서 2006년에는 1조7,000억원 규모로 10년 사이에 5.5배 이상 늘어났고, 2007년도에도 전년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지출액 규모에서의 확대와 함께 사회공헌활동의 방법과 범위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보이며 분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장학사업과 사회복지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최근에는 문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 국제구호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에 있어 또 다른 변화는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출비용에 대한 세제혜택이 낮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것은 사회공헌활동의 효과성을 증진시키고 책임성을 더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세제혜택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기업경영의 글로벌화와 함께 기업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적 표준(UN Global CompactㆍISO 26000ㆍGRI Report 등) 제정에 대한 움직임이 진행 중에 있거나 이미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도 UN Global Compact 가입,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국제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양적으로 늘어나고 다양해졌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아직도 냉담한 편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못하거나 이해 정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회공헌활동의 진정성이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에 함몰돼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고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에 비해 더 많은 사회공헌 비용을 지출하고 질적으로도 더 좋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효과는 감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윤리경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사회공헌활동은 활발하게 하면서 내부적으로 비윤리적인 행태를 일삼는 기업들에 대한 시민들의 냉담한 태도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시민들도 총수의 개인적인 비리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구분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비리를 기업의 비윤리로 혼동해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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