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하여 모른 척하고 있어도 아무 허물될 것이 없는 나이에 이르렀다. 이제 내 나이 일흔다섯. 그런데도 요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정치와 사회 돌아가는 것을 보면 무언가 하지 않고는 그냥 배길 수 없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서울경제 한국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후 국회의원과 KBS사장 그리고 부산 동명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한 저자가 최근 한국사회에 대해 쓴소리를 털어놨다. 그는 대통령과 이를 선택한 국민 그리고 국민과 정치 지도자를 연결해 주는 언론 등의 최근 돌아가는 사정을 느낀대로 밝히고 이들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지나치게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지만 정치는 날이 갈수록 더 구차해고 있다며, 정치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불사신이나 쇠를 먹는 상상의 동물 불가사리에 비유했다. 정치지도자는 불사신처럼 불굴의 의지와 정열의 소지자가 돼야 하지만 그러나 출발점이 다르거나 시대착오적인 확신에서 출발해 그릇된 목표를 지향한다면 불사신은 나라를 위험한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있으며, 민생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을 내세워 정치를 ‘굿판’처럼 몰고 간다면 불행히도 대통령은 불가사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특히 지나치게 경박해지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진지한 말 보다는 인상깊은 말을 만들어 내는 정치인들의 말 잔치에 국민들이 속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후배들이 만들어 가는 사회에 대한 따끔한 지적 속에서도 원로로써 광복 후 사상적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산업화와 근대화 그리고 민주화를 일궈 세계 10대 경제 교역국이 된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녹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