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일] 고용·산재 보험료 '폭탄' 문제있다

내년부터 1,700만명의 근로자가 ‘산재 및 고용 보험료 폭탄’을 맞을 것 같다. 노동부가 고용ㆍ산재보험료 부과기준을 건강보험ㆍ국민연금과 같은 방식으로 하는 ‘고용ㆍ산재보험 징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근로자와 기업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대 보험료 통합징수에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고용ㆍ산재보험료가 평균 32%나 급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것은 고용ㆍ산재용 보험료 부과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월 급여와 정기상여금, 휴일ㆍ야간근로수당 등 근로 대가만을 부과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기존 부과기준에 건강보험처럼 경영성과급, 자녀학자금, 전세와 내 집 마련 대출지원금, 후생복리지원금 등 기업에서 지급하는 급여 외에 모든 혜택까지 포함된다. 이에 따라 근로자도 ‘폭탄’을 맞게 됐지만 보험료 증가액이 100억원 이상이나 되는 기업도 적지 않다. 한꺼번에 보험료 부담이 커질 경우 정부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고용ㆍ산재보험기금 적자를 근로자와 기업에 일방적으로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고용보험은 올해도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몇 년째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산재보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험료 인상만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적자 축소를 위해 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비롯해 제도개선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시에 보험료가 32%나 인상되면 근로자들의 생활에 주름살이 불가피하다. 적자가 늘어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기금의 효율적 운용 등을 통해 인상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두 보험기금은 ‘눈먼 돈’이라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산재보험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산재발생률을 낮추는 한편 흔히 말하는 ‘나이롱 산재 환자’ 근절을 위해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판정 기준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험도 정작 실직 순간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많아 개선이 요구된다. 각종 지원사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보험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보험료를 올리기 전에 이 같은 제도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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