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넘어서면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장세가 기관장세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인 상승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를 계기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현 장세는 지난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장세와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 주변여건은 당시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더 강한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9월말부터 2002년 4월말까지 7개월간 지수가 103% 상승한 사례에 비춰볼 때 랠리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 현 장세는 종합주가지수 700선 돌파를 계기로 `기관 주도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9ㆍ11 당시 상황을 보면 외국인들은 2001년10월부터 2002년1월까지 4개월에 걸쳐 3조4,935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랠리 중반까지를 주도한 후 매도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 매수세의 막바지 국면인 2002년1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서 5월까지 5개월에 걸쳐 2조7,665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후반기 랠리를 선도했다.
현 장세를 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순매수로 돌아서 7월4일까지 3개월 여 동안 3조7,168억원 어치를 사들여 이미 2001년 장세 당시의 매수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한국증시의 저평가와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어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이 가능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지난 6월에는 1조3,47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매도규모가 불과 111억원에 그쳐 매수로의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우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국면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어 9ㆍ11테러 당시보다 여건이 좋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될 수는 있지만 추가 유입이 가능해 700선을 넘어서면 지난달에 매도했던 기관 물량의 재매수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700선 돌파이후 추가상승은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1년의 경우 9월말 8조2,074억원에 머물던 고객예탁금이 이듬해 1월말에는 11조703억원까지 2조8,629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유동성 장세의 성격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3월말 고객예탁금은 9조7,095억원에서 지난 7월2일 10조3,144억원으로 불과 6,079억원 증가에 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 자금의 유입 속도에 따라 700선 이후 상승 폭과 속도가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