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완주한 것 만으로도자랑스럽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피날레를 장식한 남자 마라톤에서 17위를 차지한 지영준(23.코오롱) 선수의 아버지 지연현(56)씨는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며 "그래도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 괜찮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29일 밤 충남 부여군 초천면 초평리 마을회관 앞 마당에는 지 선수의 가족과 친지, 이웃 주민 50여명이 모여 자정부터 2시간여 동안의 레이스를 숨죽인 채 지켜봤다.
이들은 마당에 TV 2대를 설치해 놓고 지 선수의 모습이 화면에 비출 때마다 `힘내라', `장하다', `파이팅' 등을 함께 외치며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힘찬 응원을 보냈다.
지 선수의 어머니 노정순(50.여)씨는 "영준이는 어린 나이에도 부모님 살라고집까지 지어주는 등 나무랄 데가 없는 아들"이라며 "농사 짓는 부모 밑에서 자라나해 준 것도 없는데 이제는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 나라를 대표하니 정말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는 아들이 전화를 걸어 `부모님이 나 힘내도록 기도도 하고 응원도 해달라'고 부탁했었다"며 "우리도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영준이도 힘껏 뛰었으니 여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족들과 함께 지 선수를 응원했던 마을 주민들도 "영준이가 금메달을 땄으면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좋은경험을 했으니까 2008년 베이징 올릭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연합뉴스) 성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