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與신당파 '선도탈당론' 급물살

정동영 前의장, 당사수파에 고별 시사 발언<br>주승용·천정배 의원 등 10여명 이탈 예상<br>29일 중앙위 전체회의 여부따라 판가름 날듯

여당 신당파의 집단탈당 도미노가 본격화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대주주인 정동영 전 의장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가 하면 주승용ㆍ천정배 의원도 이달 중 당적을 버릴 기세다. 정 전 의장은 21일 지지모임(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소수 개혁모험주의자들의 지분정치, 기득권 지키기 정치가 계속된다면 (그들과) 같이 갈 수 없다"며 당 사수파에게 고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열린우리당 창당 멤버이자 대규모 정파를 이끌고 있는 정 전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개인적 탈당 수준을 넘어 분당까지 촉발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다는 게 정가의 평가다. 더구나 또 다른 창당 멤버인 천 의원을 비롯해 호남권 출신인 주 의원도 조만간 당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밝혀 파장은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탈당을 고려 중인 여당 내 의원은 40여명에 달하며 특히 이중 수도권과 호남권 출신의 초ㆍ재선 의원 10여명은 탈당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일부 의원들이 가세할 경우 그 규모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명을 가뿐히 넘어서 정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신당파 의원들이 이처럼 탈당 채비를 본격화한 것은 오는 2월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신당 창당 결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신당파는 최근 '신당 추진 결의'를 전당대회 의제로 정하는 데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탈당이라는 고육지책을 쓰지 않고도 공식 절차를 통해 당을 해산시켜 새 당을 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의 판결로 '기간당원제 폐지, 기초당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개정 작업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전당대회에서 신당 추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신당파 진영의 한 관계자는 "기간당원들은 열린우리당의 현재 틀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 신당 창당을 위한 당 해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기간당원제가 유지된 채 전당대회가 열리면 사실상 신당은 물 건너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29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한 뒤 정식 절차를 밟아 기간당원제 폐지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신당파의 집단탈당 여부의 윤곽은 29일 전후에야 분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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