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숨어 있던 독수

제7보(124~140)

[韓·中·日 바둑영웅전] 숨어 있던 독수 제7보(124~140) 노승일 이 바둑은 승부의 세계에서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너무도 잘 보여준다. 또한 천재형 기사 조훈현이 타이밍을 이용하는 데 얼마나 능숙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미생인 백대마를 살리기 위해 조훈현이 일단 34로 젖힌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창하오는 즉시 33의 자리에 젖히려다가 잠깐 호흡을 가다듬으며 뜸을 들였다. 그의 뇌리에 스쳐간 것이 바로 타이밍이라는 단어였다. 너무나도 당연한 수인 흑33을 두기 전에 뭔가 하나 미리 해두어야 할 수순은 혹시 없을까. 그는 어려서부터 연마해온 승부의 테크닉, 몸에 밴 프로정신으로 잠깐 통찰의 더듬이를 점검했다. 지금 아니면 찾아오지 않을 기막힌 타이밍의 어떤 수순은 없을까. 생각하던 그가 찾아낸 것이 바로 흑25라는 응수타진이었다. 중앙의 형태가 결정되기 전에 미리 하나 물어보는 절정 고수의 응수타진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조훈현의 더욱 고차원적인 응수타진이 등장했다. 백26이 그것이었다. “그건 안되는 수잖아요.” 속으로 이렇게 뇌까리며 27로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흑27은 큰 실착이 되고 말았다. 이 수로는 곱게 가에 잇는 것이 정답이었던 것이다. 거의 필연적인 수순을 거친 끝에 조훈현이 40으로 막자 창하오는 꿈에서 깬 듯 다시 바둑판 전체를 점검했는데…. 어마 뜨거라. 참고도의 백2 이하 8이라는 독수가 있지 않은가.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11/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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