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탈중동’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동 의존 줄이기’를 선언하면서 중동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대신 아프리카ㆍ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비중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원자력 발전소를 신설하고 에탄올 사용 확대를 추진하는 등 대체 에너지 확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9억2,100만배럴에 달해 총 수입량의 18.7%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 이후 무려 51%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산 석유 의존도가 크게 늘어나 2000년 3억2,808억배럴에 그쳤던 수입량이 지난해에는 4억1,878만배럴로 9,000만배럴이나 증가했다. 러시아 수입량도 큰 폭으로 중가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2,638만배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억5,411만배럴로 6배나 증가했다. 반면 중동에 대한 석유의존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중동으로부터의 수입량은 지난 2000년 9억1,058만배럴에서 지난해에는 8억3,900억달러로 7.9%나 감소했고 비중도 17%에 그쳤다. 지난 2000년 중동산 석유 수입비율 22%와 비교하면 5%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올들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수입량은 지난해 12월 4억1,800만배럴에서 올해 1월 4억2,085만배럴로 늘었지만 중동산 석유 수입량은 6,716만배럴에서 6,150만배럴로 오히려 10% 가까이 줄었고 수입 비중도 14%대로 떨어졌다. 미국의 ‘탈 중동’은 석유수입 다변화 뿐만 아니라 대체에너지 확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 30년간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2010년까지 재개하겠다고 선언했고, 의회도 5년간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약 11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휘발유에 대처하기 위해 에탄올과 전기자동차의 대중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정부도 2030년까지 가솔린 소비의 30%를 에탄올로 세워 놓은 상태고 이를 위해 현재 600여개에 불과한 에탄올 충전소를 연말까지 2,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의 ‘중동 벗어나기’는 지난 1월31일 부시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이미 핵심과제로 언급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과도한 중동 의존을 줄이기 위해 이 지역의 석유수입 규모를 2025년까지 75% 이상 줄이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조지프 퀸란 수석전략분석가는 “아프리카가 지금 (미국 석유정책의)레이더스크린 정중앙에 놓여져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