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인 실수(?)’
대한상공회의소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회견 취지에 대해 엉뚱한 논평을 냈다.
상의는 25일 노 대통령의 신년회견 직후 “대통령께서 사회전반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마련 방안으로 증세보다는 감세의 타당성부터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은 경제의 안정기조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돼 이를 환영하는 바이다”고 밝혔다.
논평은 한술 더 떠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꼭 필요한 조세감면은 당분간 계속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 대통령의 신년회견 내용을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감세의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해석한 셈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실제 발언은 상의의 일방적인 해석과 달리 야당이 요구하는 ‘감세 주장’의 타당성을 따져보자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돈쓸 일은 끝없이 내놓으면서도 세금을 깎자는 주장의 타당성과 책임성을 따져보지 않으면 그나마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지금의 재정마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석 대한상의 상무는 이와 관련, “대통령이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해 환영 취지의 논평을 냈으며 단지 감세의 타당성이 아니라 감세 ‘주장’의 타당성이라고 했으면 뜻이 더 명확해졌을 것”이라고 뒤늦게 발뺌하면서도 “논평을 수정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에 대해 상의가 중대 논평을 내면서 연설의 문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의가 감세 검토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부분만을 집중 강조한 것이라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