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불법도청 X파일에서 지난 97년대선 당시 여야 후보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 등이 드러나 시민단체로부터고발당한 홍석현(洪錫炫) 전 주미대사가 12일 오후 전격 귀국함에 따라 정치권은 X파일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야 모두 "홍 전 대사는 검찰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다 밝혀야할 것"이라고촉구하고는 있지만, 한나라당은 X파일 수사로 야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있다는 점에서 공정한 검찰수사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홍 전 대사가 검찰에 나와 대선자금이건뭐건 숨기지 말고 국민적 의혹에 대해 남김없이 밝혀야한다"고 촉구했고, 오영식(吳泳食)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어차피 조사받는다면 홍 전 대사가 관련 사실들에 대해 밝힐 것은 밝히고 규명할 것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홍 전 대사의 귀국으로 여론의 관심이 `국민의 정부 도청'에서 X파일로 옮겨지면서 참여정부가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중요한 것은 검찰이 하나하나 차근차근 수사하는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홍 전 대사는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한다"면서 "X파일 수사가 급물살을 타겠지만 검찰이 제대로만 수사한다면 생각지도 않은 것이 드러날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X파일 수사가 한나라당에만 불리할 것이라고 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권영세(權寧世) 전략기획위원장은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간만큼 검찰의 공정한수사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과거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밝혀질것은 다 밝혀진만큼 더 이상 `의외의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徐秉洙) 정책위의장 대행 역시 "홍 전 대사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검찰도 어떤 의도나 예단도 없이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건, 다른 당이건 관련 사실이 나올 수 있는 것이고 그러면 그것을 숨김없이공개해서 법과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