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에도 외국인 매도 흐름 이어질까?"
936포인트를 넘어서며 2년래 최고치 경신을 눈 앞에 뒀던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상승 흐름을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 열기가 시들해졌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들은 국내증시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내다팔았다 .덩달아 종합주가지수도 상승 탄력이 줄어들었다.
시장의 관심은 90.72%(277만6,090주)를 거둬들인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 외국인 매매 향방에 쏠리고 있다.
◇ 본격 매도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어= 최근 외국인이 내달 팔고 있는 삼성전자 물량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는 그다지 크지 않다.
삼성전자 기업 가치에 대한 시선 변화보다는 단순한 차익실현으로 보아야한다는 분석이 많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전무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낙관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매집한 물량에 대한 이익실현 욕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이 1ㆍ4분기 4조원에서 3ㆍ4분기 4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실적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매도세는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이후의 주가 흐름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증가 추세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면서 “실적 증가 흐름 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했던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 때 외 국인은 자사주 매입 기간이 끝난 이후 매수세를 오히려 늘렸다.
◇ 주요 관심종목이 바뀌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기가 IT주, 수출주 등에서 금융주, 내수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는 하나은행(9,204억원), 신한금융지주(1,095억원), 국민은행(1,054억원), 기업 은행(534억원), 조흥은행(428억원)과 삼성증권(434억원), 대신증권(389억원) 등 은행ㆍ증권주가 대거 포진했다.
또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동안에도 LG투자증권, 대우증권, 부산은행등 은행ㆍ증권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는 은행주의 경우 지난해 카드문제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올들어 실 적개선 추세가 뚜렷해진다는 점, 증권주의 경우 최근 코스닥시장의 활황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또 빙그레, 오리온, 삼성물산,KT&G, 현대산업, 삼환기업, 대림 산업 등 음식료 및 건설주 등으로도 최근 매수세를 유입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컸던IT주에 대해선 차익실현에 나서는 한편, 내수 경기 회복을 염두에두고 보수적인 경기방어주 등으로 매매포커스를 이동하 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흐름은 완연하게 음식료, 종이 목재, 금융주, 화학업종 등으로 옮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관심이 경기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여타종목으로 넘어가고 있 다는 말이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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