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출 2,000억달러 시대의 과제

연간 수출 2,000억달러 시대가 열렸다. 지난 40년간 수출은 무려 2,000배나 늘어나면서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으로 우뚝 섰다. 연평균 수출증가율 21%는 세계 최고 기록이다. 참으로 괄목할 만한 일이다. 60년대 수출주도 성장전략을 추진한 이래 수출은 우리 경제의 생명선이나 다름없었다. 수출이 아니었다면 국내시장이 작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은 불가능했다. 최근 심각한 경기침체속에서도 우리경제가 5%안팎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거의 수출 덕분이다. 민간소비와 투자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수출이 홀로 경기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높은 수출증가세가 계속 유지될지 낙관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4년 후에는 무역흑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에 대한 부품수출이 벽에 부딪칠 경우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일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수출구조의 고질적인 취약점이다. 수출 2,000억달러의 영광 뒤에는 대일 무역적자 200억달러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반도체ㆍ무선통신기기ㆍ자동차 등 5대 품목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들 품목이 주력 제품인 대기업들은 잘 나가는데 중소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이 잘 되어도 내수 확산효과가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비중이 줄어드는 등 지역 편중이 심화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력 수출상품의 다양화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얼마 안 있어 5대 수출 품목은 중국과 치열한 경쟁에 부딪칠 전망이어서 현재의 흑자에 안주할 경우 중국상품에 밀리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현재 77개인 세계 1위 상품을 500개 이상 늘려야 2만달러 시대를 열수 있다. 고질적인 대일무역적자와 지나친 대기업의존은 핵심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수출에 따른 외화가득률도 높일 수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ㆍ러시아ㆍ중남미 등 수출지역의 다양화도 시급하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우리경제가 살 길은 수출이다. 수출 2,000억달러에 자만하지 말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