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전선 난기류] 3. 우리상품 설곳 없다

수출단가·점유율 하락세 브랜드 알리기 '발등의 불' 90년대 중반까지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은 대우와 한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갑을방적, 동국합섬, 대화합섬 등 향토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이유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ㆍ베트남산이 파상적인 공세. 대구상의 서석민 조사역은 "대구 섬유업체들의 주력제품인 폴리에스터와 나일론마저 중국에 밀릴 형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우리 상품의 현실을 잘 담고있다. 선진국에 비해 품질에서 밀리고, 후발국에 대해서는 가격에서 뒤진다. 수출현장에서는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한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산 수출단가는 95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말 61선. 기계류 67.2, 섬유 57.6, 중화학 제품 50.8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제품의 선진국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KOTRA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름 한국산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88년 4.6%에서 지난해는 3.2%로 떨어졌고, 일본에서는 6.3%에서 5.5%로 떨어졌다. 가격도 낮아지고, 점유율도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선진국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은 고부가가치의 성장시장을 빼았겼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관계자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높여 설자리를 넓혀가는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품질향상. 올해 현대자동차의 미국 수출목표는 32만대. 사상 최대다. 하지만 아직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평가는 부정적이다. 최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인 J.D. 파워가 미국내 신차 품질을 조사한 결과 한국차는 28~3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도 과제. ㈜서전의 안경테는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코레이'라는 자사 상표보다 '로덴스톡''실루엣''입생로랑''마비스'등의 상표를 붙인 OEM 물량이 더 많다. "선진국시장에서 한국산은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 품질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큰 문제"라며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국가 인지도보다 낮다는 점에서 이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런던무역관 이용승 관장의 지적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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