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월 산업활동·국제수지 동향 분석

◎경기침체 장기화… 급락 우려까지/재고 급증… 경기회복 기대 어려워/기업활동 위축속 소비재 수입 늘어9월중 산업활동과 국제수지동향은 우리경제의 취약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제구조가 일부 대형 장치산업에 의존해 일부 업종의 불황이 국민경제 전체를 흔들리게 한다. 또 기업들의 투자관행이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개발보다 단품의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투자 중심으로 이뤄져 경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핵심업종의 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경상적자는 구조화될 수밖에 없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경기급락의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것이다. ▷산업활동◁ 통계청이 발표한 9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는 재고증가율이 반도체, 자동차등을 중심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급증하고 있는 사실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9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제조업 가동률(82·5%)과 생산(7·3%)은 양호한데 ▲재고가 급증(20·4%)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가면 생산이 줄지않고 판매가 늘어 재고가 일정기간(5∼6분기) 늘어난다. 그러다 기업들이 생산을 감축, 재고수준을 조정한뒤 경기가 다시 상승국면으로 들어서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선 지난해 7월 두자릿수(11·1%)에 들어선 재고 증가율이 5분기가 지나도록 하늘 높이 치솟기만 하고 있다. 통계청은 9월중 전체 재고는 20·4%가 늘었으나 반도체, 철강, 화학제품등 재고가 급증한 3개업종을 제외한 기타산업의 재고증가율은 8·6%에 불과하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43·1%)를 포함할 경우 핵심산업의 재고율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핵심산업이 수출, 국내총생산(GDP),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부문이 재고증가를 주도한다는 점은 통계청의 설명과는 반대로 우리경제의 위기상황을 설명해 준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경기회복을 위한 투기적 재고증대와 설비증설이, 자동차산업의 경우 자동차 3사의 몸집 불리기가 생산력은 늘려놨으나 가격및 품질경쟁력은 별로 개선되지 않아 재고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경원 당국자는 『이번 경기사이클은 재고감소(조정)없이 높은 수준의 재고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고감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거품을 우리경제의 실력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환율절상정책을 펴는등 경제상황과 역행하는 정책을 폈다. 아직도 현상황을 우리경제의 실력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핵심산업을 제외한 정책지표로 낙관적 전망을 반복할 때 또다른 정책실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최창환> ▷국제수지◁ 9월중 국제수지의 구조는 우리 경제가 이미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하고 있다. 가장 현격하게 눈에 띄는 것이 무역수지 부문이다. 9월중 무역수지 적자는 8월의 28억8천만달러보다 현격히 줄어든 8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무역수지 적자폭이 줄어든 것은 수출이 잘 돼서라기 보다는 수입이 줄어서이다. 통관기준으로 9월중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8·1% 감소한 1백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수입은 8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12·5%가 증가했으나 9월에는 1·9%가 감소, 1백13억9천만달러에 머물렀다. 수입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8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19·9% 증가했던 자본재수입이 9월에는 4% 감소했고 원자재도 8월에는 4·7% 증가했으나 9월에는 3·8%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9월중 식료 및 소비재수입은 8월의 22·1%보다는 못하지만 14·8%로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용도별 수입구조를 살펴봐도 수출용 수입은 8월의 8·4% 증가에서 9월에는 2·8% 감소로, 내수용의 경우 8월의 14·4% 증가에서 9월에는 1·5% 감소로 반전됐다. 다만 내수용에 있어서 자본재와 원자재는 전년 동월대비 각각 6·5%, 1·9% 줄어들었으나 소비재만은 전월의 25·2% 증가에 이어 9월에도 16·2% 증가했다. 이처럼 내수용 소비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김상석>

관련기사



김상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