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정보기술(IT) 관련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중소IT기업간의 M&A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같은 M&A를 장려하기 위해 IT 분야 중소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기술평가센터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보통신부는 30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글로벌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환경 및 지원정책’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갖고 벤처캐피털을 활용한 IT중소벤처기업 육성방안을 논의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이날 좌담회에서 “국내 IT시장은 대기업과 2만여개의 영세한 IT중소벤처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IT중소벤처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경제의 허리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육성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진 장관은 “미국의 경우 기업간 M&A과정에서 ‘기술이 사람에게 내재돼 있다’는 철학 아래 직원 1명당 100만달러 정도의 가격을 매겨 인수가격을 정하는 데 반해 우리의 경우 M&A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간 M&A 활성화와 객관적인 투자자금 집행을 위해 IT중소벤처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는 ‘기술평가센터’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수현 한국쓰리콤 지사장은 “한국 IT중소기업은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공개(상장)만을 목표로 하는 데 반해 미국기업은 상장과 M&A를 모두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고정석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도 “창업투자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금 회수는 우리의 경우 전적으로 기업공개(IPO)에 의존하는 데 반해 미국은 M&A를 통한 자금회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며 “IT 분야 창업자들이 기술이나 기업매각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 라피니 HSBC 사모투자펀드(PEF) 운용대표는 “벤처투자자의 투자원칙은 첫째도 경영자, 둘째도 경영자, 셋째도 경영자라 할 정도로 경영자의 자질과 식견이 가장 우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6년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투자성공 비결 1순위는 공장설비ㆍ자산규모 등 대차대조표를 통한 투자가 아니라 바로 경영자에 대한 투자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