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역외수지 방치할 수없다(사설)

국제수지는 한 국가의 국제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성적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백37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무역수지가 1백53억달러, 무역외수지 76억달러, 이전수지가 7억7천만달러다. 올 상반기중 무역수지 적자는 96년 같은 기간의 56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엔고에 힘입어 적자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무역외수지는 심각성을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시장 자유화,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증가, 해외여행 및 외환사용 자유화, 기술도입 증가 등이 그 요인이다.올해 상반기중 무역외수지 적자는 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37억6천만달러를 웃돌았다. 91년부터 96년까지 무역외거래의 연평균 증가율은 16.1%다. 같은 기간 중 무역거래 증가율 13.2%와 대비해볼 때 상당히 높은 증가율이다. 무역외수지의 운임 및 보험 항목은 96년도 상반기중 20억5천만달러 흑자에서 올 같은 기간 중에는 5억5천만달러가 증가한 26억달러나 된다. 운임 및 보험에서 이처럼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선박회사들이 자국화물 운송비율을 높인데 힘입은 바 크다. 이밖에 국제해운 물동량 증가와 항로확장, 제3국간 운송에도 적극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제여객 운임·항만경비·운항경비·용선료 등 화물운임을 제외한 운수관련 서비스를 포괄하는 기타운수 항목을 보자. 96년도 상반기중 28억달러 적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무려 32억4천만달러로 적자폭이 커졌다. ○해마다 적자폭 늘어 심각 지난 90년의 경우 기타운수의 적자는 16억7천만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96년에는 90년 대비 3.6배나 증가한 60억7천만달러에 이르렀다. 대만의 경우 기타 운수의 적자는 90년 13억6천만달러였으나 96년 30억5천만달러로 적자폭이 불과 2배 정도밖에 안된다. 단순 비교지만 우리의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운수서비스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운항 관련 사회간접자본 시설 및 서비스 확충, 외항 선복량의 계속적 증대 등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 ○해외여행객 유치 힘써야 여행항목도 마찬가지다. 외환 및 해외여행 자유화와 국민의 여가욕구가 맞아떨어져 여행항목이 큰폭으로 적자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90년 우리나라는 약 4억달러의 여행흑자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 적자로 반전, 96년 상반기에는 11억5천만달러, 연간으로는 2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들어 국내경기 침체와 원화환율의 절하 등으로 여행수지적자가 약간 정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도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것은 여행수입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경쟁의 치열한 틈바구니 속에서 마진도 형편없는 상품무역에만 신경쓸 일이 아니다. 오히려 외화가득률이 높은 관광산업에 국민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절실하다. 여행항목 중의 해외유학 및 연수를 보자. 지난해 우리가 지출한 외화는 11억달러였으나 올 상반기만도 5억8천만달러였다. 이런 추세라면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국내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외국 유학생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 유학생 유치는 문화면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투자수익 항목은 어떠한가. 기업들도 국제화·세계화 전략에 따라 각종 이자와 배당금, 차관이자, 뱅크론 이자 등이 급증하고 있다. 96년 25억달러 적자에서 올들어서는 상반기중에만 16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는 작년 수준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수년간 기업의 해외차입 증가에 따라 이자지급과 외국인 주식투자 확대로 배당금의 해외유출 등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따라 투자수익 항목도 상당기간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찍부터 해외 직접 및 간접투자를 해온 일본은 95년 4백50억달러의 흑자를 보았으며 대만도 같은해 21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우리와는 대조를 이룬다. 해외건설용역·근로소득·특허권 및 기술사용료·해외지사경비·통신비·광고선전비·금융중개수수료 등 기타 서비스는 지난해 8억6천만달러 적자에서 올해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해외경비 지출을 억제하고 기술용역 도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나 무역외수지 개선을 위해서 기술개발 중요성의 의미를 재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같이 무역외수지는 상당기간 큰 폭의 적자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외수지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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