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고속 인수 박삼구의 '승부수', "자금부담 덜자"…'리조트'는 제외

분리매입 논란 일 듯

9일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되찾아 오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앞으로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말 그대로 '승부수'다.

곧 이어질 금호산업의 인수전에 앞서 던진 박 회장의 출사표가 승전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9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IBK펀드)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앞서 IBK펀드 측은 지난달 금호고속의 매각가를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정해 이를 금호그룹에 통보한 바 있다. 박 회장이 이 가격에 금호고속을 사겠다고 선언하면 거래가 마무리되는 구조다.


하지만 금호그룹의 이날 인수 결정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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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진은 이날 늦게 청구권 행사 의향을 밝히기 직전까지 내부 회의를 거듭하며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당초 박 회장이 "반드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모두 인수해 그룹을 재건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른 기류가 흘렀던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매입 가격과 납부 방법,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대해 막판까지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금호고속 인수전과 관련한 관전 포인트 크게 나눠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매입가와 관련해서는 IBK펀드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제시한 인수 가격을 깎을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IBK펀드는 "이 정도 가격은 돼야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회장 측은 "올해 개통하는 호남선 KTX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떨어져 현재 매입가는 과도하다"는 논리의 여론전을 펼치는 것 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게 사실이다.

만약 IBK펀드가 제시한 매각가격을 깎지 못 할 경우 두 번째 대안은 현재 오는 6월 9일 마감으로 예정된 매각대금 납부 기일을 뒤로 미루거나 나눠 내는 방안이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금호산업 인수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한 '발등의 불'이기 때문에 일단 금호산업부터 마무리 하고 이후 금호고속을 순차적으로 사오는 게 유리한 전략이다. IBK펀드가 원하는 가격을 맞춰주되 시간을 버는 묘수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을 벌 수만 있다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약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의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의 보유 현금 2,000억원 가량을 금호고속 인수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군인공제회 등에서 자금 지원에 나서면 매입 자금을 댈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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