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유관세 인하 무산 정유사 '비상'

영업익 이미적자…수익성악화 가속 우려정유업계가 석유수입사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정부에 요구했던 '원유관세 인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저가'를 무기로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석유수입사의 시장공략이 더욱 가열되고, 정유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9일 열리는 '관세심의위원회'에서 '원유의 할당관세 인하'를 논의대상에서 조차 제외했다"며 "정부가 세수부족을 우려해 원유관세 인하를 불허함에 따라 정유업계의 출혈경쟁과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대부분의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수입사와 경쟁하면서 이미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석유제품 수입관세가 7%로 원유와의 관세차가 2%에 불과, 국제시장에서 싼 제품을 들여오는 수입사와의 가격경쟁에서 정유사가 뒤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K㈜는 2ㆍ4분기 영업이익이 150억원 적자에 이어 3ㆍ4분기에는 2,284억원 적자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658억원, 44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LG정유만이 93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ㆍ4분기의 462억원에 비해 이익 폭이 크게 줄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원유와 제품간의 관세차이가 늘어나야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며 "현상태로는 수입사의 공격적 시장공략으로 유통질서만 혼란해지고 장기적인 석유수급 안정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절기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수익성은 어느 정도 나아지겠지만, 관세차가 현행대로 유지되면 정유사의 수익구조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정부의 원유도입 관세 유지로 석유수입사들은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사는 올 들어 휘발유ㆍ경유ㆍ등유 등 전 석유제품에서 점유율 증가를 기록해왔으나, 원유와 제품간 관세차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7~8월부터 시장점유율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정유사 대비 가격경쟁력 우위가 유지됨에 따라 시장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관세차이가 늘어났으면 수입업체는 대부분 고사됐을 것"이라며 "경쟁환경이 유지된 만큼 정유사와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우리나라의 원유도입 관세가 5%로 미국ㆍ유럽ㆍ중국ㆍ일본 등이 무세 혹은 1% 내외를 부과하는 것과 비해 너무 높고, 타 업종의 원재료에 부과되는 관세와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관세인하를 주장해 왔다. 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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