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안타는 '소형'인기 여전
서울 11차 분양 1순위 결과
전반적인 분양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소형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 주 진행된 서울지역 아파트 11차 동시분양 1순위(서울ㆍ수도권) 청약 접수 결과, 모두 542세대가 공급된 20평형대 아파트에 무려 3,703명의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가 몰려 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16개 단지 3,177세대에 1순위자 1만1,050명이 접수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이 3.5대 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용강동 삼성 24B평형은 80세대에 무려 2,876명 몰려 경쟁률이 36대 1까지 치솟았다.
이에 반해 464세대가 나온 40평형대에는 1,371명이 청약해 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특히 50평형대 아파트는 135세대의 공급물량에 99명의 1순위자가 청약, 0.7대 1의 부진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는 우선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서고 경기 불황으로 투자 세력들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몫인 반면 소형은 실수요자가 주축이다.
경기 상황이 좋다면 실수요자들도 평형을 늘려 중대형 아파트로 옮겨 가겠지만 경제에 대한 위기감으로 이 같은 움직임을 찾아 보기도 힘들다.
소형평형 의무 건설비율이 폐지된 뒤 주택업체들이 앞다퉈 평당 분양가가 비싼 대형 평형 아파트 공급을 늘려, 소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진 점도 원인이다.
대규모로 공급된 중대형 아파트는 올 한해 부동산 경기 악화와 겹쳐 제일 먼저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소형 선전, 대형 몰락'의 구도는 기 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웃돈)에서도 확인된다.
상반기 서울 5차 동시분양에 나와 인기몰이를 했던 용산구 동부이촌동 LG빌리지는 현재 27평형의 프리미엄이 약 8,000만원으로 같은 단지 54ㆍ79평형의 3,000만~5,000만원에 비해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진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