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주식시장은 장초반부터 외국인의 순매수 속에 개인들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장중 내내 강세를 지속한 끝에 종합주가지수가 32.99포인트 오른 1,007.72포인트를 기록하며 대망의 1,000포인트 고지에 올라섰다.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 89년 3월이후 일곱번째이다. 종가기준으로 가장 높이 올라간 시기는 지난 94년 11월8일의 1,138.75포인트였다.
사자 팔자세력간 매매공방이 치열해 주식거래량은 4억6,000만주에 달했고 거래대금도 6조원에 육박했다. 국내외 증시여건이 나쁠 것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대우사태 우려가 거의 불식된 것도 매수세를 촉발시켰다.
이날 시장은 특히 장막바지에 선물이 급등세를 나타내자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유입, SK텔레콤 등 빅5(시가총액 상위5개사)가 일제히 급등해 주가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21세기 성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통신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내 급등장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의 사자열기가 강했던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LG정보통신도 가격제한폭에 근접하는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사자주문이 늘어난 가운데 개인은 매수우위를 보인 반면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팔자로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주가급등에 비해 하락종목(524개)이 상승종목(313개)에 비해 많아 단기급등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반영했다.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은 지수 1,000포인트를 가볍게 돌파한 여세를 몰아 단기조정은 있겠지만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대식(申大植)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은 『국내 실물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미국경제도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외 증시여건은 어느때 보다도 좋다』며 『여기에 투신으로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등 증시주변 자금도 풍부해 연말까지 지난 94년 11월의 최고치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라는 날개를 단 만큼 쉽게 상승분위기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충분한 조정없이 단기간에 200포인트 올라 불안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장중 조정에 그친 것은 물론 최근의 급등세가 일부 업종이나 테마주에 의존해 오른 성격이 강한 만큼 추가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세의 영향이 커 9,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잔고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서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에 비해 많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지적한다.
LG증권 윤삼위(尹三位) 조사역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단기조정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다』며 『곧바로 직전 고점을 뚫기에는 어려워보이고 조정을 거치면서 추가상승의 기회를 노리는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투신 오근준(吳根俊) 수석펀드매니저는 『지난 7월에 기록했던 고점 돌파시도를 할 만큼 시장에너지는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므로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일부종목 편중 오름세, 프로그램 매수잔고 급증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