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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중국 경제를 보는 왜곡된 시각

스튜어트 레이 AB자산운용 태평양지역 최고투자책임자


스튜어트 래 AB자산운용 태평양 지역 최고투자책임자

최근 좋지 않은 중국 경제 지표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사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7년 14.2%로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 9.6%까지 낮아졌다.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하락하여 올 6월에는 7%대로 떨어졌다. 추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현 수준까지 이르는데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만큼 계획된 상태에서 경기 둔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은 선진국의 관점에서 단편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lar)의 성과는 중국 건설 시장 둔화로 올 2·4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들었다. 경쟁사인 일본의 코마츠와 히타치를 비롯해 항공, 자동차, 엘리베이터, 반도체 등 다른 부문의 기업들도 비슷한 부진을 보였다. 투자자는 이를 보고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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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경제가 구조적 재조정 단계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근본적인 변화를 알 수 있다. 전통적 성장 동력인 대규모 투자, 중공업 위주의 산업 등과 마찬가지로 내수 소비 또한 경제 발전에 중요한 요소다. 고정자산투자의 규모는 하락하는 반면 중국 내 소비 지표는 1년 넘게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캐터필러와 같은 중국 내 외국 기업의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이들 기업의 중국 내 매출 하락은 중장비 부문이라는 틀 안에서 이해돼야 한다. 중장비 산업은 현재 과잉 상태이며 정부 정책적으로도 중요도가 낮아지고 있다. 대신 스타벅스와 애플 같은 미국 소매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많은 영역에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국 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힘쓴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이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도전이 될 것이다. 그래도 넓게 보면 시장지향적 경제를 향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징조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시장의 중국 GDP 기대치는 5~6% 수준이다. 이런 시각은 중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계획에 따라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보다 넓은 시각에서 현 상황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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