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관련해 지금까지 까다롭게 적용해오던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소프트웨어업체인 어도비와 동영상지원프로그램인 플래시의 도입 여부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여왔던 것에서 한 발 물러나 플래시의 사용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애플은 웹상에서 어도비의 플래시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도 자사 제품 운영체계와 맞지 않는다며 플래시를 거부해 주목을 끈 바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애플리케이션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어떠한 암호도 다운로드 하지 않는다면 애플운용체제(iOS)용 앱을 만드는 도구에 대한 모든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이날 발표에서 어도비의 플래시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플래시 같은 타사 프로그램을 이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한 조치를 완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앱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이 급성장한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개발 도구에 대한 제한 조치를 전격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어도비는 지난 4월부터 충돌을 반복해 왔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의 동영상 지원 프로그램인 플래시의 기술적 결함과 보안문제를 이유로 들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플래시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어도비는 “애플이 어도비를 의도적으로 폄하한다 ”며 “iOS에 대한 플래시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안드로이드 OS에 더 매진할 것”이라고 애플과 날을 세운 바 있다. 또 애플은 앱에 적용되는 기술을 제한하고 심사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폐쇄적인 태도를 보여 앱 개발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애플이 주로 어도비의 플래시를 겨냥했었던 만큼 애플의 제한 조치 완화로 어도비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애플의 이날 발표 이후 어도비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장중 8.5%나 급등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