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 살려야 잠재성장률 추락 막을 수 있다
"잠재성장률 4%로 추락 가능성"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의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70년대와 80년대의 7.9%에서 90년대 초반에는 7.0%, 90년대 후반에는 5.4% 수준으로 낮아졌고 2004년 이후는 4.0%선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20여년사이에 잠재성장률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을 말한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확충하지 되지 안는 한 앞으로 우리경제는 기껏해야 4.0% 정도의 성장에 그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잠재력이 이처럼 급격히 떨어지게 된 원인으로는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데다 고령화와 저출산율에 따른 노동력 공급의 감소, 노사갈등 등으로 인한 투자환경 악화 등이 꼽힌다. 이런 요인들 중에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가져오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역시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부족, 다시 말해 투자부진이라 할 수 있다. 과거 개발연대와 같이 생산요소의 투입에 의한 양적성장은 이미 한계에 부딪쳤다.
그렇다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하는데도 지난 10여년간 우리경제는 외환위기와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으면서 성장잠재력 확충을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이다.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부진이 성장잠재력의 저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성장잠재력 저하와 함께 저성장기조가 이어지게 되는 경우 우리경제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선진경제로의 도약이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경제는 10년 가까이 ‘마(魔)의 1만달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5~10년만에 1만달러 고지를 벗어난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장기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경제가 2류국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최선의 대책이다. 투자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임금안정ㆍ노사관계 개선 등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미래성장 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데다 높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결국 위험부담이 큰 대규모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고 위험을 분산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은 지나치게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투자와 경영실패에 대한 제재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성장잠재력의 추락은 우리경제가 미래가 없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투자활성화가 최우선 정책과제가 돼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9-14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