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차판매 결국 워크아웃 신청, 車·건설부문으로 사업 축소 불가피

임원교체·감원등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br>송도부지 개발사업등 속도 낼 가능성 커<br>유동성 위기 해소·경영 정상화 기대감도



GM대우와 결별한 대우차판매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가뜩이나 자금 압박에 시달려온 대우차판매는 지난달 10일 GM대우의 판매권을 상실한 후 채 한 달이 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대우차판매는 임원진 교체와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크아웃이 오히려 대우차판매의 유동성 위기 해소와 경영 정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대우차판매의 자금난 해소에 가장 큰 기여를 하게 될 송도 부지 개발이 채권단 등의 지원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도 회생 기대감으로 이날 대우차판매의 주가가 10%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인력감축, 자동차사업 부문에 집중될 것=대우자동차판매는 8일 오전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오는 14일 채권단협의를 열어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안건에 대해 의결할 예정이다. 채권금융사의 75%가 동의하면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은 개시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7일 채권금융사 중 50% 이상이 대우차판매의 채무상환 유예에 동의해 이날부터 대우차판매의 채무상환은 채권단협의회가 열리는 14일까지 유예된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이 예정대로 시작되면 대우차판매의 채무상환은 3개월간 유예되며 이 기간 채권단이 실사 등을 거쳐 정상화 계획을 수립한다. 우선 채권단은 대우차판매의 경영진을 개편하고 인력 및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호 현 사장이 자진 사퇴하는 형식으로 물러나고 다른 임원진 일부도 퇴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승용ㆍ버스ㆍ트럭ㆍ건설 등 4개 부문으로 나눠진 사업도 통폐합돼 자동차와 건설 두 개 사업으로 축소될 공산이 크다. 인력 감축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GM대우 판매사업이 사라지면서 승용차판매 사업 부문의 500여명이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 이날 대우차의 한 관계자도 "GM대우와 결별하면서 자동차 판매사업이 크게 축소된 만큼 구조조정도 그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감축 규모를 예단하기는 아직 힘들다. 대우차판매가 쌍용차의 국내 판매권을 맡기로 한 양해각서가 유효하고 다른 수입차 판매 대행 계약도 남아 있기 때문. 업계는 쌍용차와의 본계약 내용에 따라 감축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권단의 송도개발 사업 지원 기대=대우차판매는 이날 "워크아웃으로 이른 시일 안에 회사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한 것은 건설부문의 송도 개발 사업이 워크아웃과 함께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우차판매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일대 53만8,600㎡(약 16만평) 부지에 쇼핑몰과 문화시설ㆍ학교 등을 포함한 3,800여가구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 사업을 위해 특수목적회사인(SPC) '송도파인시티'가 설립됐고 최근 롯데건설ㆍ두산건설ㆍ대우건설ㆍ포스코건설 등으로 건설출자자까지 모집됐다. 채권단이 힘을 실어줄 경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돼 대우차판매의 자금난 해소와 채권단의 채권회수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워크아웃에 따라 대우차판매의 송도부지 매각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워크아웃 개시 후 채권단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판매의 한 관계자 역시 "송도부재 매각 문제는 채권단과 협의한 후 결정될 사항"이라며 "그러나 아직은 부지 매각 없이 계획대로 SPC를 통해 투자를 받아 송도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부문 자금난… GM대우와 결별이 결정타
■8년만에 2번째 워크아웃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2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8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의 시련을 맞게 됐다. 대우차판매는 1993년 대우자동차㈜에서 판매 부문이 분리돼 국내 최초의 자동차판매 전문회사 및 종업원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대우자동차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왔지만 IMF 금융위기 이후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이후 GM대우와 협력관계를 맺고 GM대우의 자동차와 그 밖의 수입차ㆍ상용차 등을 판매하는 자동차 종합판매회사로 거듭나면서 영업실적을 회복, 2002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대우차판매는 또 전체 사업의 75%에 달하는 자동차판매사업 외에도 '이안'이란 브랜드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고 있으며 부동산개발사업에도 손을 대 보유하고 있던 인천 송도에 대규모의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차판매의 자금난은 이 건설 부문에서 비롯됐다. 건설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쌓이자 지난해 말부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대지급하면서 유동성이 마르기 시작한 것. 같은 시기에 GM대우마저 지난해 말부터 지역총판제를 도입해 GM대우의 차판매 영업권을 다른 딜러들에게 나눠주면서 대우차판매의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올 초 워크아웃설이 돌면서 대우차판매는 기업어음(CP) 만기연장에 실패, 3,800억원의 CP를 갚느라 자금난은 더욱 심화됐다. 급기야 GM대우가 3월10일 대우차판매와의 완전 결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후 지난달 말 두번째 워크아웃설이 확산됐고 결국 8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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