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中企런투게더<3-1>] 해외에서 배운다.

日, 기술보유 中企엔 2~3일내 무담보 대출

[은행-中企런투게더] 해외에서 배운다. 日, 기술보유 中企엔 2~3일내 무담보 대출 • 佛 中企전문 국책기관 보증·대출 원스톱 지원 • 美퇴직임원들 경영노하우 전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2~3일이면 결정이 납니다.” 10년 불황을 극복한 일본의 시중 은행들의 달라진 모습이다. 기업대출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오상수 기업은행 도쿄지점 팀장은 일본은행의 변화는 놀라움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오 팀장은 “지난 해 말부터 일본 은행들은 기업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대출세일을 하고 있다”며 “대출에 관한 의사결정도 보통 2~3일이면 충분하고 은행과 거래가 없던 신규업체도 1주일 안에 대출여부가 결정 난다”고 말했다. ◇”담보 없어도 30분이면 대출”=일본의 대형은행인 미즈호은행은 최근 들어 담보 위주였던 중소기업 대출관행을 확 바꿨다. 올해부터 담보나 연대보증이 없어도 중소기업에 대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기업대출 심사과정에서 살피는 것은 ▦최근 결산에서 연 매출이 10억엔(100억원)을 밑돌지 않았는지 여부와 ▦자본잠식 상태인지 ▦영업 개시 후 2년이 넘은 기업인지를 따진다. 엔도 미즈호은행 도쿄 지점장은 “일본의 은행들은 지난 10년의 장기 불황기 동안 부동산 가격의 급락 등 ‘자산버블’이라는 뼈저린 경험을 겪었다”며 “그 결과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담보가 없어도 신속히 대출해주는 쪽으로 영업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대출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미즈호은행에 대출을 원하는 기존 거래기업은 인근 지점을 방문해 간단한 상담만으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고, 신규 거래기업 역시 대출에 필요한 서류양식을 갖춰 은행의 비즈니스금융센터에 팩스 등으로 우송하면 자동심사 후 대출여부를 곧바로 결정한다. 대출에 필요한 제출서류 역시 결산기 세무신고서ㆍ등기부등본ㆍ회사인감증명서ㆍ납세증명서 뿐이다. 국내 은행들이 요구하는 담보물건 서류나 보증인확보 서류 등은 필요 없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 같이 초고속 대출이 이뤄지는 데도 연체율(3개월 이상 연체)이 지난 3월말 현재 2.4%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비결은 철저한 신용평가다. ◇’데이코쿠데이타뱅크’가 비결=일본의 데이코쿠데이타뱅크는 우리나라의 기업신용평가회사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관리하고 있는 기업의 데이타베이스(DB) 개수가 500만개로 일본 중소기업의 대부분을 망라한다. 기업신용평가회사가 영세하고 3~4개 업체가 난립해 정보집중 및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조를 이룬다. 아베 미즈호은행 부행장은 “웬만한 중소기업은 데이코쿠데이타뱅크에서 자료를 건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출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원들이 일일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은행들은 중소기업이 대출을 의뢰하면 데이코쿠데이타뱅크를 통해 신용상태를 확인하고 즉시 대출여부를 결정한다. 그만큼 대출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지자체 통한 제도융자도 활성화=일본에는 제도융자가 활성화돼 있다. 이는 은행과 제휴한 시ㆍ도ㆍ군ㆍ구청 등 지자체가 저금리로 융자를 해 주는 제도다. 저금리라는 특징 외에도 신용보증협회(우리나라의 신용보증기금)가 보증해 무담보 기업도 보증부 대출이 가능하다. 또 신용보증료를 지자체가 직접 부담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비용이 크게 줄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게다가 리볼빙(마이너스 통장식) 개념으로 한도 내에서 반복해 대출해 준다. 대출한도 역시 설비ㆍ운전자금을 포함해 1억2,000만엔을 5~7년간 저리로 빌려주고 있다. ◇국책은행(정부은행)도 가세=일본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재무성이 주도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리소나뵉?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까지 중소기업 대출에 힘을 쏟고 있다. 오 팀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산규모 확대에 손사레를 치던 일본 은행이 최근들어 기업대출을 늘리는데 열중하고 있다”며 “재일 교포계 기업들도 일본은행으로부터 대출제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계 중소기업금융기관인 중소기업금융공고와 국민생활금융공고, 그리고 정부투자기관인 상공조합중앙공고 등도 경영자의 개인보증을 면제하거나 무담보ㆍ무보증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처 도산이나 재해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자금 경색을 지원하기 위해 ‘세이프티넷(Safety Net)’ 보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보증제도는 ▦대형도산으로 영향을 받은 기업 ▦재해로 영향을 받은 기업 ▦경기악화업종에 속한 기업 ▦금융기관의 파탄 등으로 자금조달에 영향을 받은 기업 등을 대상으로 별도의 대출을 실시한다. 대구은행의 부기덕 수석연구원은 “일본 은행들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여신전략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여신전략으로 선회하고있다”며 “이는 최근의 경기회복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미즈호은행ㆍ도쿄미츠비시은행 등 4대 대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율은 70%대를 웃돌고 있다. 부 수석연구원은 특히 “일본 은행들은 직원들을 의무적으로 1개월에서 6개월동안 중소기업에 순환근무를 하도록 해 해당업종의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업종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4-07-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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