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誌 경고, 글로벌기업들 생산기지 집중심화'세계의 공장 중국이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면.'
세계 각국의 제조업체가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중국이 정정(政情) 불안 등 비상사태에 빠질 경우 세계경제가 오일쇼크 보다 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즈니스위크(BW) 최신호(6월 17일자)가 경고했다.
지난 70년대 중동 국가들이 전세계가 의존하고 있던 원유 공급을 중단한 것과 같이 중국이 비상사태 등으로 인해 수출을 못할 경우 세계는 심각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비용 절감을 원하는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자신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토바이ㆍ자전거를 비롯한 2륜차의 경우 전 세계 판매량의 50% 가량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에어컨ㆍDVD 등도 그 수치가 40%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본국 등에서 조립하는 경우까지 합칠 경우 중국에 의존하는 제품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델 컴퓨터ㆍ도시바ㆍIBM을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의 생산시설을 뜯어 중국으로 옮겨 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전쟁이나 내전 등에 휩싸일 경우 핵 폭탄급 파장을 전세계에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잡지의 분석이다.
특히 대다수 기업들이 재고량을 최소화하는 저스트-인-타임(Just-In-Time)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 몇일간의 공급 차질도 세계경제에 커다란 파장을 일을 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제조업을 세계적 슈퍼 파워로 부상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그 가능성은 적지만 자칫 과거 중동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자국 내에 소재한 공장들을 볼모로 미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BW는 이와 관련,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에게 특혜를 부여해 미국기업이 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위험분산 차원에서 각 기업들도 생산기지를 전세계에 골고루 세우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잡지는 충고했다.
28개국에 공장을 분산해 놓고 있는 전자업체 플렉트로닉스의 마이클 마크 회장은 "비용절감이라는 단기적 이익에 집착, 중국에 생산시설을 집중하는 것은 결국 화(禍)를 자초하는 일"이라면서 "생산기지의 분산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에 목을 매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은 이상 이 문제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부사장인 케네스 커티는 "중국은 제조업 분야의 슈퍼 파워가 되고 있다"면서"특별한 계기가 생기기 전까지 이를 멈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