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시작되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방북단 선정을 앞두고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일부 주자들은 별도의 방북계획을 검토하면서 내심 정상회담 방북단에 포함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상회담 방북단에 참여할 경우 범여권 대선주자로서 정상회담에 따른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신중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방북단 포함 여부와 관련,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자는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 민주당 정책위의장 자격으로 방북했던 열린우리당의 이해찬 의원. 그는 3월 방북, 사실상 특사 격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막후 조정역을 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그의 방북 여부는 노심(盧心), 즉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 의사와 연결돼 해석될 수 있어 다른 주자들이 신경을 쓰고 있다.
5월 평양을 방문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핵심 공약인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계획’ 구상을 위해 다시 방북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10일 “세부 일정은 조율되지 않았지만 대북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방북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달 개성을 방문했던 통합신당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측은 “범여권 대선주자가 방북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 정치적 공방에 휩쓸리게 될 것으로 보여 적절하지 않다”며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이 필수인 만큼 한나라당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의원도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대선 후보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간다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역풍을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범여권 경선 국면에서 이뤄지는 만큼 대선주자들의 방북단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