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帝 소렌스탐 통산 60승 달성 23언더로 2위와 10타차 '무결점플레이'11년만의 위업…3~4년내 최다승 가능성한국선수는 김주연이 8언더 8위로 최고 소렌스탐, 상금도 '추종불허' 아니카 소렌스탐(34ㆍ스웨덴)은 1m가 채 안 되는 마지막 홀 버디 퍼트를 떨군 뒤 주먹을 하늘로 펌프질 하며 ‘여제’의 기세를 과시하더니 곧 손바닥을 활짝 펴 부드럽게 흔들면서 갤러리들의 환호에 답했다. 캐디와 깊은 포옹으로 기쁨을 나눈 그녀가 우승 소감으로 남긴 말은 “내 플레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였다. “여러 가지 면에서 뜻 깊은 한 주였다”고 했지만 소렌스탐이 제일 먼저 꼽은 것은 통산 60승도, 시즌 4승도 아니며 무려 10타 차의 우승 기록도 아닌 플레이 그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여자 골프계에서 유일하게 59타를 쳤던 ‘Ms. 59’답게 무결점 플레이를 향한 의지가 듬뿍 배어나는 소감이다. 16일 미국 조지아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ㆍ7,394야드)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에서 소렌스탐은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보태며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2위인 캔디 쿵(미국)을 무려 10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지난 94년 미국LPGA투어에 입문한 뒤 11년 2개월 여 만에 기록한 60승째. 미국 LPGA투어 통산 다승 부분에서 위트워스(88승), 미키 라이트(82승)에 이어 패트 버그와 함께 공동3위로 올라섰다. 놀라운 것은 소렌스탐이 이 승수를 기록한 데 걸린 시간이다. 위트워스는 88승을 올리는 데 24년이 걸려 연간 평균 3.66승을 거뒀던 데 비해 소렌스탐은 11년 동안 60승으로 연 평균 5.45승을 올렸다. 더구나 통산 50승을 거둔 지 불과 1년 여 만에 10승을 추가해 나이 서른이 넘어 오히려 승수 추가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올 시즌도 총 9개 대회 중 5개 출전에 벌써 4승째. 이런 추세라면 불과 3~4년 안에 LPGA통산 최다승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렌스탐의 샷 감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번 대회에서만 소렌스탐은 페어웨이 적중률 82%, 그린 적중률 76%의 안정적인 샷 솜씨를 뽐냈고 평균 퍼트도 27개에 그치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3라운드에만 보기를 3개 했을 뿐 1, 2, 4라운드에서는 단 한 개의 보기도 없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캔디 쿵은 “소렌스탐은 마치 다른 대회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며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라고 부러워했다. 한편 소렌스탐이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데 비해 한 때 소렌스탐과 경쟁 관계를 이뤘던 박세리(28ㆍCJ)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초라한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1, 2라운드 선전하던 박세리는 3라운드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로 주저 앉더니 이날도 6오버파 78타에 그치며 합계 6오버파 294타로 공동 66위까지 처졌다. 첫날 69타로 선전한 뒤 3라운드까지도 잘 견디던 김미현(28ㆍKTF)도 8오버파 80타로 크게 무너져 합계 7오버파 295타로 70위까지 추락했다. 박지은(26ㆍ나이키 골프)은 이날 4언더파를 보탰지만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54위였다. 한국 선수 중 제일 잘 친 사람은 김주연(24ㆍKTF)으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7위. 이날 3타를 줄인 김주연은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톱 10에 진입했다. 이날 4타를 줄인 김영(25ㆍ신세계)이 김주연에 1타 뒤진 7언더파 281타로 공동11위에 올랐고 새내기 듀오 임성아(20ㆍMU)와 김주미(21ㆍ하이마트)가 나란히 공동16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5-05-16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