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입국장에도 면세품 설치를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함께 해외여행객 역시 크게 증가해 연간 3,27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여행객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 역시 규모나 시설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훌륭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의원 외교 활동차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여행객들의 불만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이를 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만을 듣고 보니 ‘분명 문제가 있는 시스템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국내로 반입할 물건이라면 굳이 해외여행하는 동안 그것을 가지고 다닐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휴대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제들까지 야기하고 있다. 일례로 어떤 여행객의 경우 면세품을 구입한 후 해외로 가지고 갔다가 입국 비행기를 타려고 하자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라며 압수를 당한 적도 있다고 한다. 물론 세심한 주의가 있었다면 방지할 수 있겠지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이고 불쾌감으로 인해 즐거운 해외여행의 기분까지 망치게 된다. 그래서 출국장에만 있는 면세점을 입국장에도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 입국장 면세점용으로 쓸 공간도 확보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시 연간 82억원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고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이 외국에서 쓸 돈 중 1인당 10달러씩만 국내에서 쓰면 약 440억원의 국내소득이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입국장 면세점 설치 찬성여론은 최저 77%에서 최고 90%에 이른다며 입국장 면세점은 23개국 30개 공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관·법무부·국정원 등 정부 당국에서는 공항 혼란을 가중시킬 염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항공 업계 역시 기내 면세품 수요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반대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을 마냥 방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이라도 대책을 세워 여행객의 불편과 외화 유출을 막을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즉 당장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면세품 인도장을 입국장에 설치해서 해외여행객이 출국 때 면세품 구입 후 인도장에 맡기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굳이 해외로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없애고 억울하게 타국에서 물건을 강탈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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