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인의 癌] <11> 식도암

흡연·자극적 음식이 발병원인<br>수술후 5년 이상 생존율 10%도 안돼<br>음식물 목에 걸리는 느낌 들 땐 검진을<br>완치율도 낮아 조기발견·치료가 최선

흡연은 식도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금연건물 지정이후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43)씨는 4개월 전부터 음식을 먹을 때 가슴이 약간 메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급하게 음식을 먹어 그러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밥을 잘 넘길 수 없었고 어떨 때는 죽을 먹는 것도 힘들어 동네병원을 찾아 식도 X-선을 찍었더니 서둘러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들었다. 이틀 후 대학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식도암이었다. 전문의들은 우리 몸에 생기는 병 중에서 식도암처럼 고약한 병은 없다고 말한다. 이미 발견이 되었을 때는 암이 상당히 퍼져 손을 대기가 힘든 단계이기 때문이다. 식도는 위나 대장과 달리 장간 막에 싸여 있지 않아 주위로 쉽게 퍼지며 주위 장기가 심장ㆍ대동맥이어서 이곳에 암이 퍼져 들어가면 떼어내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95~2001년 우리나라 암 환자의 경우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남자 35.6%, 여자 55.5%이다. 남성보다 여성의 암 생존율이 높은 것은 유방암과 자궁암의 완치율이 다른 암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암 종별 생존율은 남성의 경우 췌장암(7.2%) 폐암(11.9%) 간암(12.7%) 식도암(14.5%) 순으로 다른 암에 비해 식도암의 생존율은 아주 낮다. 식도암의 발생원인은 ▦흡연 ▦자극성 있는 음식 ▦독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흡연과 폭탄주는 가장 식도암을 부르는 우려할만한 요인이다. 식도암의 86%는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삶의질향상연구과장은 지난 4월 1996년부터 4년 동안 우리나라 30세 이상 남성 73만3,134명을 추적 조사해 암 발생원인을 분석한 결과 해당기간 조사대상 남성 중 7,204명에게 암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암 발생 기여위험도를 조사해보니 간암의 경우 흡연이 33%를 발생시켰고, 식도암은 무려 86%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도암의 발생빈도는 민족이나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이란의 카스피해에서 중국북부 후난성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식도암 발생빈도는 세계 다른 곳보다 20~30배 높아 ‘아시아 식도암대(帶)’로 불린다. 이 지역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뜨거운 차와 씹는 담배, 아편, 실리카 성분이 많아 꺼끌 꺼끌한 기장 등인데 이들이 오랫동안 식도를 자극,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2004년 말 전세계 식도암 환자의 60%가 중국인이라는 발표는 식습관과 환경의 상관성을 시사한다. 중국 텐진의과대학 위전타오(식도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식도암 세미나에서 “전세계적으로 매년 30만명의 식도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60%선인 18만명 정도가 중국인”이라고 밝혔다. 위전타오 교수는 “특히 자극성 음식을 많이 먹는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시(山西) 지방 발병률이 특히 높다”면서 “이들 지방의 높은 식도암 발병률은 소금에 절인 식품과 초김치 등 암을 유발하는 니트로사민이 다량 함유된 식품의 과다섭취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반투족도 식도암 환자가 많은데 이들이 먹는 옥수수로 만든 토속맥주를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도암은 남자가 여자보다 10배 이상 많다. 음식물이나 생활습관 등이 식도암 발생에 중요한 인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대부분 환자들의 경우 음식을 삼키기 힘든 정도가 되었을 때 병원을 찾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목 주변 경련이나 ▦음식은 내려가지만 기분이 언짢을 때 ▦빨리 삼키면 사래가 자주 걸리거나 음식물이 걸리는 것 같은 느낌 ▦목구멍에 무엇이 늘 있는 듯할 때는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식도암은 수술이 잘 됐더라도 5년 후 생존할 확률은 10% 미만으로 어느 암보다 예후가 나쁘다. 임파선을 몽땅 들어내는 림프절청소술이 예후를 좋게 한다는 보고서도 있으나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는 정기적인 내시경검사로 식도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만이 최상의 방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