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다운사이징 열기 식고있다/미 경영협 중대형 1,441사 조사

◎“사기·품질저하 초래” 경영자 인식 전환/68%가 “감원동시에 일자리 제공” 응답/총 직원중 0.7%만 해고된 셈 ‘5년내 최저’다운사이징(감량경영)은 과연 기업 경영정상화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까. 90년대 들어 미 전역에 몰아쳤던 다운사이징 열풍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다운사이징의 핵심인 인력감원이 사내 분위기를 위축시키고 결국 수익호전에 별반 도움될게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미 전체기업의 감원규모는 올들어서도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전신전화(AT&T)사가 그룹을 3개회사로 분할(스핀오프), 대규모의 사내인력을 감축하며 절정에 이르렀던 다운사이징의 분위기는 올해에도 적지않은 기업들에 이어지고 있다. 시카고에 있는 그레이&크리스마스 컨설팅(G&CC)사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미 전체 기업의 감원규모는 36만2천여명으로 지난해보다 20% 늘어났다. 지난해까지의 급증기조는 아니더라도 감원의 파고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 미국경영협회(AMA)가 지난달 말에 출판한 경영보고내용에 따르면 질문받은 1천4백41개 중·대형회사들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지난 6월까지 감원을 실시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치이다. AMA의 경영연구소장인 에릭 그린버그는 『다운사이징을 실시하는 이유는 주로 구조 재조정, 경영의 리엔지니어링 등 전략적인 면』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68%에 달하는 회사들은 1년동안 감원과 동시에 채용을 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58%인 수치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는 상당수 기업들이 종업원을 해고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반영한다. 결국 설문 조사기업의 총종업원중 0.7% 정도만이 해고된 셈이다. 이 수치는 최근 5년간의 해고 규모중 최소수치이다. 왜 미국의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을 실시하는 동시에 새로 고용을 하는 것 일까. 이는 최근 미국의 경영자들이 다운사이징이 자동적으로 이익증가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MA는 다운사이징을 실시한 기업중 30% 미만만이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다고 답했다. 반면 나머지 대부분의 회사들은 즉각적인 사기저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침울한 기업 분위기에서 이윤획득이나 고객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인 셈이다. 42%의 기업들은 다운사이징을 실시한 후 고객들로부터 생산품 품질이 떨어지고 서비스질이 저하됐다는 평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의 다운사이징 바람으로 저학력자보다는 대학졸업자 등 고급인력이 대거 유출돼 장기적으로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한편 AMA는 다운사이징 실시후 직원 재교육을 실시한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생산성 증가율이 2배 가까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직원 재교육과 기술개발이 기업성장과 경영혁신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들은 아직 많지 않다. 설문조사에서 단지 33%의 기업만이 재교육에 투자했다고 밝혔다.<최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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