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16일] 슈어드

‘단결 속에 번영하는 우리 조국/하지만 이런 만족 속에 머물지 않고/세계를 덮고 쓸고 나가리/끝 모르게 사해로 뻗는 우리 제국/자유로운 바다같이 흐르고 넘치리.’ 윌리엄 슈어드(William Seward)가 남긴 시의 한 구절이다. 1801년 5월16일 뉴욕에서 태어나 공화당 대선후보에 도전했다가 패배를 안겨준 링컨 밑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인물. 수천명의 시민을 국가에 대한 불충죄로 체포한 비밀경찰의 창설자로도 유명하다. 슈어드가 평생을 바쳤던 분야는 대외 팽창. ‘세계를 덮고 쓸며 사해로 뻗겠다’는 시에서 제국주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3명의 대통령 밑에서 국무장관으로 9년간 재직하는 기간을 일관한 것도 영토 확장이다. 남북전쟁이 끝나자마자 그는 덴마크령 버지니아 제도 매입을 추진하다 태풍 때문에 실패했지만 1867년 두 건의 해외 영토를 사들이는 개가를 올렸다. 세계 2차대전 중 격전지로 유명한 미드웨이섬과 알래스카다.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땅을 1에이커(약 1,224평)당 2센트씩 720만달러에 사들이자 여론은 ‘슈어드의 바보짓’이라고 비난했지만 30년 후부터 금광과 석유가 발견되며 알래스카는 미국의 보물로 바뀌었다. 캐나다 주둔 영국군의 침공을 우려해 알래스카를 팔았던 러시아는 땅을 쳤다. 알래스카의 현재 가치는 1조달러 이상이라는 추산도 있다. 매입가의 14만배. 알래스카는 그가 꿈꾼 제국의 일부였을 뿐이다. 슈어드가 원했던 미 대륙 전체와 태평양ㆍ그린란드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은 국경선만 존재할 뿐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슈어드는 수집가들에게도 대박의 상징이다. 그의 초상화가 들어간 1891년 발행 50달러짜리 미국 국채는 희소가치 때문에 경매시장에서 5만달러를 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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