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 미국에 회계자료 공개

정상회담 앞두고 대화 분위기 조성인 듯

중국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자국 회계법인의 자료를 미국 규제 당국에 공개하는 것을 허용했다. 회계는 미ㆍ중 관계에서 해묵은 갈등 요인으로 중국이 다음달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미국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미국 내 중국 회계법인의 회계 기록과 문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이날 허용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증권관리위원회(CSRC)와 재정부는 PCAOB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미국은 자국에 상장된 100개 이상의 중국기업이 중국 회계법인을 고용해 허위 정보를 고시, 미국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중국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중국은 회계 내역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중국 국내법에 어긋난다면서 이를 거절했다.

관련기사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2월 5개의 중국회계법인을 법원에 제소했고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월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측은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이 회계법인의 기록과 문서를 PCAOB에 개방함으로써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도티 PCAOB 위원장은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는 중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중국의 양보가 중국 회계법인 정보를 미국의 모든 규제 당국에 완전히 개방하는 것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회계정보를 PCAOB에만 개방하고 SEC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면 중국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비록 중국이 미국에 회계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첨예한 대립을 이뤘던 회계 분야에서 처음으로 양보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7일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최근 중국 외환 당국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우려가 있음에도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계속해서 평가절상해 고시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