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직원을 사칭해 고가의 상품을 팔거나 운송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으며 해당 홈쇼핑 업체들은 신뢰성에 타격을 입는 등 피해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홈쇼핑 사칭 사기’는 고객들에게 신뢰도가 높은 홈쇼핑 업체를 사칭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홈쇼핑 사칭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GS홈쇼핑에 따르면 ‘홈쇼핑 사칭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신고는 지난 1ㆍ4, 2ㆍ4분기 각각 47건, 35건에 그쳤지만 3ㆍ4분기 들어 10배에 가까운 22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최근 10~11월 두달간은 총 279건이 접수돼 최근 들어 ‘홈쇼핑 사칭 사기’가 점차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CJ홈쇼핑도 마찬가지. 1ㆍ4분기 7건에 불과했던 피해접수 건수가 2ㆍ4분기 57건, 3ㆍ4분기 93건으로 급격히 늘어나더니 최근 10~11월 두달에는 63건으로 급증했다.
주요 사기 유형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홈쇼핑ㆍ인터넷몰ㆍ콜센터 등의 직원임을 사칭해 상품을 팔거나 사은품을 제공한다며 택배비나 제세공과금을 입금하라는 방식이다. 실제 장모씨는 모 홈쇼핑 직원을 사칭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녹용을 보낸다고 해 받아보니 ‘C&S쇼핑’이라는 곳에서 보낸 것으로 수십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또한 김모씨의 경우 모 홈쇼핑 업체 직원이라며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사은품으로 화장품을 보내준다고 해 택배비를 부담하고 받았더니 전혀 다른 업체가 표기돼 있었으며 3만원의 입금요청서가 들어 있었다.
이처럼 ‘홈쇼핑 사칭 사기’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GS홈쇼핑은 최근 홈쇼핑 직원 사칭 피해에 대한 소비자 주의를 당부하는 광고를 방송 중간에 내보내고 있으며 CJ홈쇼핑은 인터넷이나 SMS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찰 등 관계당국의 불법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과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진호 GS홈쇼핑 홍보실 과장은 “무작위로 전화해 홈쇼핑 직원을 사칭하는 것을 홈쇼핑 회사가 막을 방법이 없고, 이로 인해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의심까지 받게 돼 회사 이미지 및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경찰이나 관계 기관에 소비자 피해사례를 제보하고 있지만 수사기관도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홈쇼핑 직원이라며 전화가 걸려와 공짜로 무엇인가를 보내주겠다고 하면 반드시 해당 홈쇼핑 회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