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데이콤인수 빨라진 삼성행보] 속타는 LG

LG는 요즘 답답하다.LG반도체를 잃게 된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나 데이콤 경영권을 확보해 정보통신 사업에 주력하려던 LG는 삼성의 기습공격에 당황해하고 있다. 지난 4월27일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때까지만 해도 LG의 데이콤 인수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듯했다. 청와대 간담회에서 구본무(具本茂)LG 회장이 PCS 사업권 획득 조건였던 「데이콤 5% 소유지분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을때 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였고 삼성 등 다른 그룹들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데이콤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며 딴청을 부리던 삼성이 간담회 다음날인 28일 전격적으로 대우로부터 데이콤 지분을 산데 이어 30일 KBS와 연합뉴스가 갖고 있는 지분마저 인수하고 나섰다. 반도체 빅딜의 대가로 데이콤은 당연히 자기 몫이라고 생각했던 LG로선 청천벽력같은 일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삼성은 데이콤 지분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LG는 아직까지 「5% 지분 제한」을 공식적으로 풀지 못해 손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LG는 일단 5% 지분제한의 굴레를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 조만간 정보통신부에 지분제한 철회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LG는 이와 동시에 최우선적으로 동양그룹에 매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양이 1차 데이콤 인수전 상대방이었고 삼성에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동양의 최대 관심은 가격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동양의 지분이 삼성에게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지분이 비슷해지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반도체 빅딜을 위해 확보해놓은 실탄(자금)도 적지않은데다 현대반도체로부터 1조원이상의 자금을 6월말까지 받게 되어 있다는 자신감이다. 데이콤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까지 밝히고 있다. 하지만 데이콤마저 삼성에 빼앗길 경우 LG는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는 기업으로 낙인찍힐까 우려하고 있다. /이세정 기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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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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