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에서 1회용 컵을 사용할 때마다 내야 했던 보증금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컵을 판매한 회사의 수익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4부(성백현 부장판사)는 ㈜롯데리아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1회용 컵 보증금은 국가를 대행해 부과∙징수하는 환경부담금이 아니다”라며 “보증금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면 고객이 다시 환불을 요구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패스트푸드점의 수익으로 보고 법인세를 물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개당 100원으로 책정된 1회용 컵 환불보증금은 수납 6개월이 지나면 사업자 임의대로 환경보전 사업에 사용할 수 있고 이런 경우‘손금’항목에 넣어 회계처리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지난 2002년 10월 패스트푸드 사업자들과 1회용 컵 재활용과 회수를 진작하기 위해 ‘1회용 컵 환불 보증금’협의를 체결하고 2008년 3월까지 유지했다. 롯데리아는 협의가 유지되는 기간에 고객이 지불한 1회용 컵 보증금 중 일부를 환경보전사업에 사용했다. 용산세무서는 환경보전사업에 활용되지 않은 나머지 금액을 수익으로 보고 2003년에 1억 7,300여만원,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9,980여만원, 1억1,850여만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롯데리아는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에서도 “판매 후 6개월이 지나면 롯데리아의 수익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세무당국의 처분은 적법하다”며 국가의 처분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