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8일 예산결산특위를 속개, 재경부와 기획예산처에 대한 심사를 마지막으로 새해 예산안 부별심의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날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KBS기자 저지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구해 오전 의사진행발언만 한채 정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당초 예결위는 9일 계수조정소위를 구성, 92조9,000억원 규모의 새해예산안에 대한 항목별 조정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鄭의원 사건외에 한나라당측이 안기부예산의 대폭 삭감과 지역불균형예산 시정 등을 요구하며 소위일정 합의를 미루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은 소위활동을 조속히 완료한뒤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키자는 입장인데 반해 한나라당은 정치개혁 협상과 연계전략을 펴면서 이번 정기국회 폐회(18일) 전까지만 통과시키면 무방하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선거구제 협상을 둘러싸고 공동여당간 이견조정이 지연되면서 여야간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미 법정시한을 넘긴 예산안처리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또 여야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는 바람에 상임위는 물론 본회의까지 의결정족수 미달로 파행, 시급한 민생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어 예산안 처리가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법사, 과학기술정보통신, 농림해양수산, 행정자치위는 이날 전체회의 또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인권법, 통신비밀보호법, 방송법, 전기통신사업자법, 농수산물유통과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등 쟁점법안들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