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發 카드사 수수료 인하 분쟁 확산 조짐

약사회·주유소업계등도 "너무 높다" 인하 요구<br>카드사 "현재 수수료율도 원가보다 낮다" 맞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분쟁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씨카드와 신세계 이마트의 가맹점 수수료 분쟁이 해결된 지 6개월 만이다. 이번 분쟁은 손해보험협회가 카드사들이 원가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자 카드사들의 연합체인 여신금융협회가 가맹점 수수료는 원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서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 이어 주유소ㆍ약국 등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다며 반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약국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카드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을 관계당국에 알리고 카드사들과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종합병원에는 1.5%의 수수료율을 제공하면서 약국에 대해서는 2.5~2.7%를 적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수수료율 인하를 관철할 때까지 금융당국, 여신금융협회 및 개별 카드사와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음식업중앙회와 학원중앙회 등도 최근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주유업계도 최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ㆍ카드사 등에 카드 수수료를 낮춰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유가상승으로 인해 주유소의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1.5%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그대로 유지돼 경영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수수료율을 1.0% 이하로 낮춰달라는 건의문을 최근 재경부 등 관련 부처와 카드회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도 대손율(대출을 해준 뒤 돈을 떼이는 비율)이 낮은데도 보험사에 높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매기는 것은 카드사의 부실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수수료율 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데다 연체율이 사실상 제로여서 대손율이 낮다”며 “여기에 카드 수수료가 대형 손보사는 높고 중소형사는 낮아 합리적인 원가책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수수료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현재의 가맹점 수수료율도 원가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인하할 계획은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신협회는 “지난 92년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은 3.5%에서 매년 0.1%포인트씩 인하돼왔다”며 “2002년에는 평균 수수료율이 2.25%까지 떨어져 현재 원가인 2.27%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수수료율 인하는 최근 경영상태가 다시 호전되고 있는 카드사들의 수익구조에 있어서 역마진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신협회의 한 관계자는 “선지급 결제금액에 대한 이자부담, 이용대금 청구 및 연체관련 회수비용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책정돼 있는 가맹점 수수료 비율은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