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고속인터넷 장비업체는 즐겁다

하나로통신 등장 이후 고속 인터넷 수요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고속 인터넷 관련 장비 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이들은 일감이 산더미처럼 몰려 매출액이 수십배 늘어나는 것은 물론 부족한 생산인력을 채우랴, 생산라인을 늘리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특히 최근 이동전화시장 폭발로 수혜를 누린 것이 대형 장비업체들이었던 반면, 고속 인터넷이 몰고 온 통신장비 특수의 최대 수혜자는 대부분 벤처기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하나로통신 등 전화회사들로부터 장비 구매 의뢰가 폭주하자 일부 장비업체들은 올 매출을 지난해보다 20~30배 이상 늘릴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 이들 벤처기업은 개발한 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까지 받음으로써 수출길을 틀 수 있는 이중효과도 보고 있다. ISDN(종합정보통신망)단말기를 생산하는 슈퍼네트는 지난해 7,600회선을 공급,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1.4분기에만 1만회선 이상을 팔았다. ISDN 가입자가 늘자 이 회사는 어림잡아 올해 수요를 10만회선 이상으로 예상, 인력충원과 생산라인을 증설을 마쳤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20배가 넘는 300억원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이 회사는 특히 하나로통신과 독점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으며, 공급가를 낮춘 보급형 상품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INT텔레콤, 디지텔도 마찬가지. 이들은 한국통신의 ISDN 신규 가입자가 최근 크게 늘며 단말기 수요가 급증하자 매출액을 상향 조정하고, 생산라인도 늘리고 있다. 또 곧 선보일 한국통신의 패키지상품(ISDN+코넷)에 가입자가 크게 몰릴 것에 대비, 대리점을 늘리는 등 판매망을 강화하고 있다. 영상전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1년치 일감을 확보한 벤처기업도 있다. 나다기연은 1차로 하나로통신과 영상전화기 2,000대를 납품키로 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 모두 2만여대를 공급, 이 제품으로만 2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김승범(金昇範)사장은 『자체 개발한 영상전화기를 하나로통신이 구매하지 않았다면 사장될 뻔 했다』며 『제품 판매 실적으로 품질을 검증받게 돼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부가서비스 관련 장비업체도 바빠졌다. 한국MJL은 하나로통신의 부산·울산지역 UMS(통합메시징시스템)장비 공급권을 따냈다. 신세기통신에도 공급한 이 회사의 UMS장비는 교신 호환성이 뛰어나고 수요자 증가에 따라 용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를 무기로 입찰경쟁에서 외국업체와 당당히 맞서 이겼다. 이 회사의 임만직사장은 『통신업체들이 부가서비스 기능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추세여서 일감은 더욱 늘고, 서비스기술도 계속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사는 하나로에 장비를 납품한 것을 발판으로 영국·태국·대만 등지로도 수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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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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