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발행한도가 올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외화 유동성 사정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얘기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계획에서 외화 외평채 발행 한도를 20억달러로 낮췄다. 이는 올해 한도인 60억달러(6조6,000억원)의 3분의1 수준이다. 정부는 예산안의 기준 원ㆍ달러 환율(1,230원)에 따라 2조4,600억원을 반영했다.
정부가 올해보다 발행한도를 줄인 것은 외화보유액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외화 유동성 사정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60억달러 한도 가운데 지난 4월 30억달러를 발행한 이후 나머지 30억달러는 발행하지 않고 있다.
외화 외평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이후 2003~2006년에 매년 10억달러씩 발행했고 2007년에는 건너뛰었다.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직전에 10억달러를 발행하려다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단하기도 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특수한 상황이었던 올해보다 발행한도가 많이 줄었지만 10억달러 정도였던 평년보다는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