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지는 벤처기업 창업 열풍과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지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액은 1조3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누계인 1조91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협회 측은 통상 4ㆍ4분기에 투자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신규 투자액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0년 2조211억원을 기록한 후 최대규모다. 다만 2000년의 경우 IT버블에 따른 '묻지마 투자'의 결과였던 만큼 올해 벤처캐피털 시장 신규 투자의 의미는 오히려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벤처 창업붐에 맞춰 정책금융공사 등 새로운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벤처투자에 뛰어들며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2009년 1만8,893개였던 벤처기업 수는 이듬해 2만4,645개를 거쳐 현재 2만6,376개로 급증했다. 윤범수 중소기업청 벤처투자과장은 "계속되는 20대의 취업난으로 정부가 청년창업을 독려함에 따라 벤처 창업이 늘어난 것"이라며 "특히 스마트폰 활성화로 관련 서비스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팽창하는 벤처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정책금융공사와 국민연금ㆍ한국IT펀드(KIF) 등이 지난해부터 투자에 뛰어들면서 신규 투자액이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가 벤처캐피탈조합의 유일한 자금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현재는 그때보다 풍부한 유동성 덕에 투자조합 결성이 손쉬워진 셈이다. 반면 투자자금 회수시장은 어두운 분위기다. 올해 1~10월 회수 원금은 4,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27억원)보다 3억원 줄었다. 협회 측은 유럽발 금융위기로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이 위축되며 자금회수에도 어려움을 겪은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IPO 이전 구주 또는 채권 매매를 통한 회수가 62.5%, IPO를 이용한 회수는 16%인 반면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율은 1.4%에 그쳐 M&A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