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국민이 의혹을 가진 부분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제도적·관행적 허점과 공직자 등의 기강해이가 있었다면 철저히 따져야 할 일이다. 특히 세월호 운항선사인 청해진해운 승무원 및 오너가(家)에 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불가피하다. 검찰 역시 같은 날 회사 경영진과 선주 등의 회사 경영이나 직원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행적과 책임 규명이 급선무다. 승선하면 누구나 선장을 따르는 것은 유사시 그가 최후까지 남는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는 철저히 승객의 안전을 외면했다. 박 대통령의 말대로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의 승객 구조 방기는 "용납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위"였다.
청해진해운 오너인 유씨 형제는 참사 이후 한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해 선원들에게 승객 대피훈련 등 안전교육 연수비로 고작 54만원을 썼을 정도라고 한다. 부친인 유모 전 ㈜세모 회장이 사이비 종교단체로부터 빼돌린 돈으로 1997년 부도 처리된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대형 여객선을 운영하려면 항로 인허가 외에도 각종 안전검사 등을 수시로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 지방해양항만청과 한국선급·한국해운조합 등에 대한 로비가 있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안전·재난관리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책임지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부분이다. 그래야 또 다른 세월호의 참사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