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공백을 신속히 메워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경영계획을 확정했다. 윤종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회사가 잘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 (주우식 부사장)
특검수사 후유증과 이 회장 퇴진이란 초대형 악재에 대한 삼성의 해법은 무엇일까.
삼성전자의 공격적 경영전략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일종의 답변이다.
25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확정된 삼성전자의 올해 경영목표는 ‘투자 드라이브를 통한 경쟁력 강화’. ‘포스트 이건희’의 충격과 공백을 단시일 내에 극복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단단히 정착시키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사업확대 전략은 그동안 계열사 자율경영 시스템이 상당한 수준으로 구축돼 있다는 자신감의 산물로도 분석된다. 이 회장이 그룹 전반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거시적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각 계열사별 경영진은 충실히 경영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게 삼성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경영방침에 비춰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는 물론 삼성화재ㆍ삼성증권 등 여타 계열사 역시 이번 사태로 움츠러드는 대신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 퇴진으로 경영체계가 혼선을 빚거나 기업 동력이 떨어지고 임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등 심각한 경영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공격경영’이 효과적인 방책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자 계열사들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삼성전자에 이어 투자확대 등 경영계획을 확정할 분위기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3,600억원에서 30% 이상 늘어난 5,000억원대의 투자규모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에 대한 투자 강화가 예측된다.
그룹 주변에선 이와 관련, “계열사들이 선택한 해법이 공격 경영이라면 다음 단계는 유기적인 협력시스템 구축”이라며 “이 회장 부재 이후에도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유지, 발전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